[ 21st ISHRS annual meeting in San Francisco ]
2013년 21차 세계모발이식 학회는 재즈와 금문교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최근 학회의 분위기를 요약하자면 주로 FUE(비절개법모낭단위추출, 이하 FUE)와 Stem cell(줄기세포연구)에 관한 관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strip surgery(절개법모발채취)에 대해서는 아주 오랫동안 연구하고 토론한 것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논의할 내용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FUE가 새로운 이야기꺼리라는 점과 처음 모발이식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은 수술팀을 구성하지 않고서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도 FUE는 분명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모발이식 수술 과정은 donor harvesting만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발이식 수술의 전체 과정에서 보면 donor harvesting(후두부에서 모발을 채취하는 과정)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이식된 모근의 분리 및 보호방법, 이식부위의 수술테크닉 등이 훨씬 중요하고 수술의 결과를 좌우하는 부분임을 모두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회에서는(전체 의사들 중에서 FUE를 전적으로 하는 의사의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FUE에 관한 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소개하는 것이 잘못하면 초심자들이나 수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FUE만 알면 모발이식 수술에 대해 한 가지는 확실히 아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또 다른 부분은 만약 FUE가 적용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strip 방법으로 채취해야 함에도 FUE만 할 줄 아는 반쪽 의사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수술을 오랫동안 해 오던 의사들 조차 FUE 방식으로 safe donor area(안전하게 채취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harvesting(모발채취)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학회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Cicatricial alopecia(반흔성탈모) and Non-Androgenic alpecia(비유전성탈모) session에서 미국의 Vera Price란 의사가 말한 재미있는 의견은 Alopecia areata(원형탈모)는 mesenchymal stem cell(중배엽줄기세포)이 영향을 받아 alopecia(탈모)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이 때는 alopecia(탈모)가 지속되지는 않는다 합니다. 그러나 primary cicatricial alopecia(1차적 원인의 반흔성탈모) 일 때는 epidermal stem cell(외배엽줄기세포)이 파괴되어 permanent alopecia(영구적인탈모)가 일어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hair follicle(모낭)의 생성에는 epidermal stem cell(외배엽줄기세포)의 기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 흥미로운 견해였습니다. 이것은 cloning(모근복제) 연구에도 적용해 볼 만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향으로 흥미를 끈 것은 hair follicle cloning(모근복제)에 관한 내용입니다. 외부연자 초청강연인 Norwood lecture에서는 Hair Follicle Cloning, Regeneration, and Other Prospective Developments for the Transplant Clinic – Where Are We Now! 라는 주제로 영국 Durham university 의 Colin Jahoda 교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모근복제 연구에서는 세계적인 권위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서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들었었고, 마지막 질의 응답까지 마치고 나서 야호다교수의 강연을 종합해 보자면 “아직도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언제 이루어질지 모른다.”라는 결론이었습니다. 허탈한 결론이긴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한계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최근 모든 의사들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내용은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관심에 부합하기라도 하듯이, 이번에 이슈가 된 모근복제 연구분야에 대한 주제로 포스터를 발표한 우리나라 경북대학교 모발이식센터의 김문규 교수가 First Place Poster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김문규 교수가 발표한 포스터의 주제는 Restoration of Hair-Inducing Capacity of Cultured Human Dermal Papilla Cells by Three Dimensional Spheroid Culture 이고, 요약해 보자면 dermal papilla cell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배양하면 평면에서 퍼져 자라게 되는데(2D) 이런 경우 배양을 거듭할수록 복제능력이 빠르게 상실되지만, 최근 연구들에는 이것을 거꾸로 메달아 배양하면 둥근 구형의 3D형태로 배양할 수 있고 이런 상태에서 mouse에 주입하면 human DP cell이 좀 더 오랫동안 복제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더 잘 자란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좋은 연구주제와 결과라면 대한모발이식학회에서 강연을 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First Place Poster상은 2012년 바하마 학회에서 본인이 받은 상과 같은 상으로, 작년에 발표했던 내용은 Dihydrotestosterone-Inducible IL-6 Inhibits Elongation of Human Hair Shafts by Suppressing Matrix Cell Proliferation and Promotes Regression of Hair Follicles in Mice 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ISHRS에서 한국 모발이식의 연구성과를 인정해준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2013년 샌프란시스코 학회에서 발표한 주제는 Composit Graft for Incomplete Donor Site Closure due to High Tension.으로 참석한 의사들은 수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했습니다. 특히 좌장을 맡은 미국의 닥터 Calos Puig는 수술 후 결과가 아주 뛰어나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또한 여성헤어라인 수술의 경우, 일부 타병원에서 받은 잘못된 수술을 재교정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Conection of Improper Female Hairline Restoration Procedure란 주제로 포스터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Lunch symposium과 M&M (Morbidity and Mortality) conference였습니다. 두 가지 모두 case review 형태로 진행되었고 참석한 의사들과 서로 어떤 방향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지를 토론하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같은 형식의 내용을 좀 더 많이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한 모발이식학회에서도 같은 형식을 도입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ISHRS도 올 해로 벌써 21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2004년도 벤쿠버 학회에 참석해서 basic course(기초교육과정)에서 식모기 방식을 소개할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 때만 해도 모닝세션에서 한 두 시간 잠시 이야기 하던 FUE가, 그리고 연구로만 생각하고 별로 관심없던 stem cell cloning이 지금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도 저에게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또 앞으로의 10년 후가 또 어떻게 변하게 될지 흥미로운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합니다.
-닥터안 안지섭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