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아왔다. 어머니가 탈모인가 생각했는데, 모자를 벗은 학생은 탈모가 꽤 진행된 상태였다. 고등학교 입학시절부터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 그는, 10대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거니 생각했었지만 아무리 지나도 머리는 다시 자라지 않았다. 본인과 어머니 모두 이식을 원했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이식수술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일단 약물 치료를 권했다.
모발이식 시술을 받은 가장 어린 환자는 20살 이었다. 역시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아온 청년은 대학 새내기였다.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로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작된 탈모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1년 전부터 바르는 약을 사용하고 있어 진행은 멈춘 듯 보였지만 워낙 심한 탈모여서 20대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 외모였다.
문제는 탈모에서 그치지 않았다. 머리숱이 적은 것 때문에 외모에 콤플렉스를 갖게 된 그는 대인기피증까지 보이며 학교에 가는 것을 꺼려 할 정도였다. 다른 사람이 머리에 대해 이야기하면 버럭 화를 내거나 그 자리를 피하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 내년이면 군대에 가야 하는데 가서 놀림을 당하느니 차라리 해외로 이민이라도 가버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방학을 이용해 모발이식 시술을 받게 된 그가 새로 찾은 것은 앞머리뿐만이 아니었다. 사교성과 자신감, 그리고 예쁜 여자친구까지 생겼다며 병원을 데려와 소개시켜주겠다는 것을 억지로 막았다.
이렇게 젊은, 아니 어린 탈모환자가 많은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요인 외에 스트레스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의 균형을 깨뜨리고 두피를 긴장시켜 젊은층의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스트레스성 물질들이 탈모가 진행되는 모근에서 많이 검출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트레스성 물질로 인해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젊은층은 입시, 취업, 결혼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불규칙한 생활과 업무환경도 탈모를 유발한다. 또한 패스트푸드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과 인스턴트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되는 동물성 지방은 탈모를 가속화 시키는데 영향을 준다. 영양 불균형의 또 다른 형태인 비만 역시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잦은 파마와 염색은 탈모의 직접원인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모발을 약화시켜 일시적으로 탈모를 악화 시킬 수 있다.
젊은 층의 탈모는 초기단계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이 후 30년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탈모치료의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수술적인 치료방법이 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병원을 찾아 자신의 상태에 알맞은 치료방법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
글 : 닥터안 모발이식클리닉 안지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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