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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 모발로는 모발이식을 할 수 없는걸까?
우리나라 남성 4명 중 1명은 탈모로 고민한다. 900만의 탈모인들은 매일 아침 흑채(순간증모제)도 뿌려보고 좋다는 샴푸도 잔뜩 사용하면서 한 올이라도 많이 보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보다 심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가발을 착용하거나 모발이식도 고려하게 된다.
닥터안 모발이식클리닉 안지섭 원장은 “일정기간 가발을 착용하다 모발이식을 결심한 이들의 경우 이식 후에도 가발착용 때처럼 풍성한 머리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머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머리를 이식하면 안되냐고 물어오는 환자들도 있다. 안타깝게도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발은 우리 몸에 가장 작은 장기이다. 모발이식은 심장이나 간을 이식하는 것과 달리 다른 사람의 것을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발만을 이식하는 ‘자가이식’이다. 그렇다면 심장이나 간은 다른 사람의 것을 이식할 수 있는데 왜 모발은 안 될까. 안지섭 원장은 “이는 신체가 가진 항원-항체반응, 즉 거부반응 때문”이라고 말한다.
큰 사고를 당하거나 화상을 입는 등 피부에 손상을 입은 경우 자신의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이 경우 자신의 조직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다. 모발도 마찬가지다. 특히 피부와 모발은 항원성이 매우 강한 조직으로 타인의 피부, 타인의 모발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 몸은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면 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물론 심장이나 간을 이식하는 것도 큰 거부반응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장기들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조직적합성 반응검사를 실시하고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문제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될 경우 다른 사람의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각종 세균까지도 쉽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이는 조그만 감영에도 저항성이 없어지게 하기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고, 암 발생률도 높아지게 된다. 이런 중대한 위험부담을 안고서 까지 타인의 모발을 이식하지는 않는다.
안지섭 원장은 “모발이식은 결국 자신의 모발을 사용해야 하는 장기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탈모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시기는 이미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후인데, 초기부터 모발이식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상태에 맞는 탈모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그이상의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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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헬스조선 기자 kw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