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 수술에 관한 칼럼을 부탁받았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 지 조금은 막막했다. 어떤 분들이 이 이야기를 들을 지 고민이 되었고, 어느 정도 전문적인내용을 넣어야 이해가 쉬울 까 등등 여러가지 고민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지금의 모발이식 수술이 최근에블루오션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최근 많은 새로운 모발이식 병원들이 개원하는 현상이나 여러 과 선생님들이 모발이식에 관심을 보이시는 것을 보면서모발이식에 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특히 모발이식을 시작하신 분들이나모발이식 수술에 관심이 있는 의사분들께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우리가 모발이식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유전성 남성형 탈모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여성의 헤어라인 교정이나, 눈썹 및 속눈썹이식, 수염 이식 등과 같은 미용수술에서부터 무모증 또는 빈모증의 치료, 상처나그외에 다른 원인으로 인한 반흔성 탈모의 치료 등에도 얼마든지 이용될 정도로 범위가 넓다. 그러나 이런모발이식 수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현재대학병원 내에서 모발이식 수술을 가르칠 수 있는 곳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 그나마 20년이란 역사를 가진 경북대학교 모발이식센터에서 조차도 피부과 레지던트를 위한 커리큘럼이 없이 시간이 허락될때 한 번씩 참관하는 수준이다. 물론 수련과정으로 보면 피부과나 성형외과 수련의 과정에서 대개 전통적이고진부한 모발이식 기법을 배우는 정도의 수준이고, 수련의 과정을 마친 대부분의 의사들은 자신의 기술을책이나 논문 등을 통해 익히거나, 때로는 관련 학회 또는 초보자 과정 연수 등을 통해 배우기도 한다. 심지어는 의사가 아닌 모낭분리사들이 하는 수술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웠다는 아이러니한 경우도 있을 정도로 모발이식수술을 배울 기회가 많지는 않다. 물론 모발이식을 하고 있는 병원에서 봉직의로 있으면서도 배울 수 있겠고, 오랫동안 모발이식을 해온 의사를 찾아가 배워서 개원하는 분들도 있다. 앞으로는점점 더 많은 의사 분들이 모발이식 수술에 종사하게 될 텐데 이런 현실들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탈모에 관한 전문지식도 없이 수술 만하는 기술자만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미국에서는 모발외과 전문의 제도가 있다. 모발외과 전문의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최근 3년간 300명이상 시술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50명의 수술 기록지와 수술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제출해야 하고, 보수교육 점수를 100점이상취득한 경우에 별도의 필기와 구술 시험을 통과해야 만 전문의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모발이식 의사는 확실한 기술과 함께 엄격한 윤리관이 필요하고 전문의가 되기까지 5년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왜냐하면 여러 모발외과 전문의들의 지도와 연수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법 상으로 의사면허만 있으면 누구든지 모발이식 수술을 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은 전문의 제도가 없고, 관련 학회도 작년에서야 대한모발이식학회(KSHRS)가 생겨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결국 의사를 선택하는 것은 환자 자신의 몫으로 남게 되는것이다. 특히 최근에서 갑자기 모발이식 수술이 늘어나면서 이 전 수술에 불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점점늘고 있고, 방송에서도 여러 번 수술에 관한 불만이나 비위생적인 식모기 재사용, 비의료인의 불법시술 등 여러가지 불미스런 사례들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모발이식 수술을 평생의 업으로 알고 있는나로서는 모발이식 시장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까 걱정이 앞선다.
수술에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여부에서 채취할 수 있는모발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가끔 재수술을 위해 본 원으로 내원한 환자들 중에서 공여부 상처에 비해이식되어 자란 모발의 양이 터무니 없이 적은 경우를 보면서 왜 수술을 이렇게 생각없이 하는 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 수술을 집도한 사람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할 테고 그런 문제를 가진 환자들이 계속해서 늘게될 것이라는 생각에 한 숨이 절로 나온다. 모발이식 수술을 위한 모근은 타인의 것을 이용할 수 없다. 거부반응 때문이다. 또한 아직은 인간의 모근을 복제에 성공한 경우가없기 때문에 의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후두부 모근을 채취해서 탈모가 된 곳으로 이식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 수술의 출발점이다. 동양인의경우에는 7만 ~10만개 정도의 모발이 있다. 탈모가 심해진 놀우드 7단계로 보면 전체 모발의 약 75% 정도가 탈모가 될 수 있고 공여부에는 25%정도 만이 남게된다. 이렇게 남게 되는 모발을 이식에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대략 17500모 ~25000모 정도의 양이 남게 되는데이 중 이식이 가능한 모발은 대략 5000모 ~ 12500모정도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공여부에 12500모는 남겨두어야하기 때문이다. 후두부 모발이 어느 정도 밀도가 있는 경우에는 한 번에 대략 3000 ~ 4000모 정도의 양을 이식할 수 있고 평생 3 ~ 4번정도는 이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양을 채취해서 이식하려고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탈모가 될 것을 고려하면 공여부의 모발을 아껴야 한다. 뿐만아니라 수술시간이 길어질수록 채취한 모발의 생존율이 떨어질 뿐아니라, 모낭분리사의 집중력이 떨어져 모낭에손상을 줄 확률이 높아진다.
유전적 탈모 현상은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발이식수술의 목적은 실제보다 더 많은 모발이 있는 것 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의사의 미적 감각과수술 실력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공급되는 모발의 질적, 양적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 모발이식 수술은 모발이 많은 후두부와측면으로부터 모발이 적거나 없는 부분으로 옮기는 것일 뿐이다. 새로운 모발을 만들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 맞는 종합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일단 탈모가진행되면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 놀우드 7단계까지 간다고 보고 대비를 해야한다.
수술 전에 환자가 출혈경향이 있는지, 다른 질병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등을 검사한다. 모발이식 수술은 국소마취하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질환이 있지 않은 한 수술에는큰 문제가 없다. 일부 환자들은 본인이 수술 전에 어느 정도로 탈모가 심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기때문에 수술 전에 반드시 사진을 찍어두어야 한다. 수술에 대한 공포감으로 긴장이 심한 환자에게는 신경안정제가도움이 된다.
후두부에서 모발을 채취할 때는 절개식과 비절개식의 방법이 있다. 저자는두가지 방법을 모두 시행하고 있지만, 절개식과 비절개식은 확실한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장,단점을 알아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비절개식은 절개식에 비해상처가 한 줄로 남지 않고 분산되는 장점이 있어서 수술을 생각하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아프지 않아 보이고, 봉합사를사용할 필요가 없어서 다시 병원에 내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상처가 남지 않는다는 장점 외에는 다른점에서는 단점이 많다. 채취시 1mm내외의 펀치를 사용해서채취하게 되는데 이 때 모근이 잘려지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채취시 생장점이 있는 피지선 부위를잡고 뽑아내므로 모근의 손상과 함께 모유두 주위의 피하지방층의 조직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생존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게 된다. 또한 채취시간이 길기 때문에 하루에 이식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아 절개식으로 3000~ 4000모 정도의 양을 이식하는 시간으로는 비절개식에서 1000 ~1500모 정도를 이식할 수 있어서 3000모 이상의 많은 양을 비절개식으로 이식하기 위해서는수술자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게 되어 수술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모발의 길이가길면 채취가 어렵기 때문에 공여부의 일부분은 면도를 해야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절개 방법을처음부터 무조건 사용하기 보다는 적응증을 잘 판단해서 사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절개식은채취한 부위에 한 줄의 상처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모발을 너무 짧게만 자르지 않으면 보이지않는다. 또한 분리시에 모근을 보면서 분리할 수 있어서 모근의 손상을 피할 수 있고 많은 양의 모발을짧은 시간에 이식할 수 있어서 생존율이 높다. 그러나 드물지만 일부 환자에서 심각한 흉터가 생기는 경우도있어서 채취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